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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아이가 물건을 자꾸 훔쳐요..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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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해피마인드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530회   작성일Date 21-07-26 15:28

    본문

    [상담학 박사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우리 아이가 물건을 자꾸 훔쳐요
     
     
     
     
    <<고민>>
    아들은 어릴 때부터 공격적이고 말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때부터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는데, 꼭 자신보다 잘살거나 행복해 보이는 친구들을 골라 그들의 물건을 훔쳤습니다. 마침내 학교에서 전화가 왔고 그때부터 아이는 더욱더 아빠로부터 버림과 미움을 받았습니다. 크면 괜찮으려니 했는데 요즘은 도벽이 더 심해져 학교는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비싼 물건을 훔치는 등 문제를 일으킵니다. 놀라운 것은 아이는 훔친 값 비싼 모자와 점퍼, 자질구레한 소지품과 외제일색 학용품을 사용하지는 않고 전시하듯 방에 치장을 하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집안 경제가 어려운 것도 아니어서 왜 그런 짓을 하냐고 때려도 보았고 달래도 보았는데 아이는 거짓말로 둘러대기만 합니다.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
    웬만큼 커버린 아이인데도 멋모르는 어린아이처럼 여전히 훔치는 행동을 하고 있으면 부모로선 걱정이 앞설 것 같습니다. 유아기 때는 아이들이 자기욕구에만 민감하고 주변상황에 대한 인지능력이 미숙해서 소유에 대한 법 질서와 세련된 도덕관념이 부족하여 타인 물건에 부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기어이 자기 손에 넣거나 몰래 집으로 가져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귀하의 자녀같이 이미 적지 않은 나이에도 학교나 가정을 통해 기초적으로 타인의 물건과 나의 물건에 대한 경계선을 그을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이런 행동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각도로 문제해결에 노력을 쏟아야겠지요.
    우선 아이의 문제행동이 어디에서 생겨났을까 생각해 봅시다. 첫째는 아이는 유아기 때부터 제공되는 타인의 물건과 소유에 대한 교육과 가치가 결핍된 환경에서 자랐다고 가정할 수도 있겠지요. 이런 경우라면 타인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정서적으로 둔감해져 도덕성마저 기능이 잘 되지 않아 소유와 법의 구속에 대한 재교육이 필요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아이의 적절하지 않은 그 행동은 무엇보다도 부모 사랑이 결핍된 자리에 대치된 심리적 증상이라고 보여집니다.
    또 아이가 유독 행복한 친구의 물건만을 가져오는 독특한 행동의 이면에는 자기가 갖지 못한, 친구들만이 갖고 있는 ‘자식을 행복하고 풍성하게 해주는 좋은 부모’를 잠시라도 빌려오고 싶은 느낌이 숨어 있었을 것입니다. 대개 상황판단이 미숙한 어린 아이들은 그 느낌에 떠밀려 욕구가 시키는 대로, 결국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버리게 되지요. 그렇다면 이 아이의 행동은 물질에 대한 단순한 탐욕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가 소유한, 내가 갖지 못한 ‘좋은 부모’를 잠시라도 소유하고 싶어 자기도 모르게 친구의 물건을 가져오게 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아이들은 친구들의 물건을 몰래 가져와서 자신이 소유하면 자기도 그 아이가 가진 좋은 어머니를 둔 것 같은 한시적인 환상에 머무르는 경향에 몰두합니다. 그래서 그 물들을 소비하여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공간에 전시해 두고두고 자기의 공허함과 불안하고 허허로운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지금 아이에겐 비난과 질책보다는 공허하고 외롭기만 한 마음 그릇에 따뜻한 부모 사랑과 영양가 높은 지극한 관심을 충족시키는 돌봄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 출처 : 매일신문(201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