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소연해피마인드
로그인
  • 커뮤니티
  • 해피플러스
  • 커뮤니티

    해피마인드에서 유용한 정보들을 나눠드립니다.

    해피플러스

    해피마인드에서 유용한 정보들을 나눠드립니다.

    [청소년 계급사회]“학교는 나하고 안 맞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해피마인드
    댓글 댓글 0건   조회Hit 881회   작성일Date 21-07-26 15:33

    본문

    경제수준 낮은 학생일수록 학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높아

    가정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청소년 집단 내부에 계층이 생기고, 이 계층이 낮을수록 체감하는 차별도 늘어난다. 차별은 또 다시 그만큼의 저항을 부른다. 

    청소년 대부분이 속한 학교라는 공간은 표면적으로는 차별을 시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그 안에서 차별이 생겨나는 역설적인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2013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내용 가운데 흥미로운 조사 응답 결과가 있다. 학교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을 가늠할 수 있는 설문 항목들이다.
     
    ‘학교는 학생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학교는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을 길러준다’, ‘학교는 학생들이 타인을 배려하고 공동체의식을 형성하게 한다’ 등의 문항이다.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응답은 싸늘했다. 특히 가정의 경제적 수준이 낮은 학생일수록 학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b10f2c978fc3270cc679600a59c2cbb7_1627281183_7775.jpg
    경기도학생인권조례 공청회에 참가한 한 학생이 조례 초안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첫 번째 문항에는 경제적 수준이 ‘하’에 속하는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인 50.6%가 ‘학교가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 ‘상’에 속하는 학생들은 27.3%만이 도움이 안 된다고 응답한 데 비하면 큰 차이가 있다. 

    두 번째 문항에서도 경제적 수준이 ‘하’인 학생들은 49.3%, ‘상’은 27.3%가 ‘학교가 바람직한 인성을 길러주지 않는다’고 답했고, 세 번째 문항 역시 ‘하’의 38.5%, ‘상’의 22.3%가 ‘학교가 타인 배려·공동체의식 형성과 무관하다’고 답했다.

    “예비군처럼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한다”
    학생들이 학교를 보는 시각에 대한 통계 내용은 학교 현장의 교사들에게서 더욱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충남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김경민씨는 “적어도 고등학교에선 학년이 높을수록 학교나 교사한테 대놓고 반항하는 건 줄어드는데, 그 대신 학생들이 시크(무관심)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고교 3학년으로 
    진급한 뒤 성적으로나 가정형편으로나 대학 진학을 포기하게 되는 시기의 학생들의 경우, 김 교사에 따르면 “(훈련에 온) 예비군처럼 학교에 와선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반학교 정서는 특성화고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김영지 연구위원은 “가정형편 때문에 특성화고를 택하는 경우도 많고, 아무래도 특성화고 학생들은 학업성적에 무심한 편이라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비교적 차별 경험을 한 비중이 높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지역의 한 특성화고 교사인 안모씨도 “학교가 부모세대가 속한 계급을 자녀에게 대물림하는 역할이 있다는 점은 특성화고에서 여실히 드러난다”며 “면담을 해보면 지금까지 겪은 차별보다는 특성화고를 졸업했다는 이유로 앞으로 겪게 될 차별에 대해 걱정하는 학생이 많은데, 대학 진학도 취업도 갈수록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에 대한 불만만 커지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 성적이나 경제적 사정에 따른 차별을 시정하려면 성과 위주의 경직된 학교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청소년들의 각 연령대와 학교 특성 등을 고려해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인권교육이 도입될 필요가 있지만, 현재는 예산 부족과 같은 이유로 국제기구의 권고 수준도 충족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김영지 연구위원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차별이 학업성적에 따른 차별이란 점은 학교가 성적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청소년 인권을 위협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국제 권고에 걸맞게 아동정책조정위도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예산과 기구 모두 국제 수준에 맞추는 일이 현실적으로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출처 : 2014 03/11주간경향 1066호